아파트 단지를 진입하는데 입구 바로 앞에 초등학생 남자 아이 셋이 놀고 있었다. 난 진입하자마자 우회전을 해야했는데 아이들이 비켜주지 않았다.

 차를 발견한 두 명의 아이는 먼저 피했다. 한 아이는 자동차가 온 것을 전혀 몰랐는지 그대로 있었다.

 창문을 내리고 아이한테 잠시만 나와달라고 말하려 했다.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. 내 뒤로도 단지로 들어오려는 차가 있었다.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경적을 울리지도, 비켜달라고 말하지도 않았다. 잠시 후 다른 아이들의 말을 듣고는 길을 비켜줬다. 그리고 나는 차를 움직였다.


 난 아주 잠깐이지만 내 시간을 지체한 것이었다. 아파트 단지 입구가 막히니 바깥 교통도 막혔을 것이다. 불편함이 맞다. 경적을 울리거나 비켜달라고 했으면 굳이 겪지 않아도 될 불편함이다.


 그렇지만 이런 불편함은 아이들을 위한 어른의 의무가 아닐까?

 아직 좀 더 섬세한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을 위해 우리 어른들이 조금 불편을 겪더라도 참고 기다려야 한다.


 나는 같은 상황이 또 오더라도 그렇게 마냥 기다릴 것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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